어렸을 적에는 주말이나 연휴에 가까운 산을 많이 갔습니다. 그럼 그곳에는 절이 항상 있었고 절 안을 들어가 구경도 하고 법당의 부처상을 보며 그 크기에 놀라기도 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조용히 그곳을 빠져나왔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되돌아보면 절은 경치 좋고,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있었구나 싶고, 역사 속에서 그 의미를 되짚어 보면 절마다 느낌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절 중 오늘은 합천 해인사, 하동 쌍계사, 대구 팔공산 관암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합천 해인사
합천해인사는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해인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이며, 해인사 대장경판전에 고려대장경판인 법보가 보관되어 있어 법보사찰이라고도 불립니다. 해인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입니다. 이것은 고려시대에 판각되어 고려대장경판이라고도 불리며 그 판수가 8만여 판에 이르러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불립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습니다. 이 외에도 국보 대장경판전, 보물 반야사원경왕사비, 보물 월광사지삼층석탑, 보물 마애불상입상, 보물 청량사석조석가여래좌상 등이 있으며 중요민속자료들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사계절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자연의 선물은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절기 관람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 관람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비는 차에 따라 2000원에서 6000원으로 구분됩니다. 팔만대장경 내부 관람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팔만대장경은 사진을 찍을 수 없으며 관람만 가능합니다. 템플스테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절에서 머무르며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가다듬는 일종의 마음치유이자, 관광상품입니다.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사찰식도 경험해 보며 나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동 쌍계사
쌍계사는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리산 국립공원 내에 있습니다. 처음엔 옥천사였으나 신라 후기 때 고쳐 지으며 쌍계사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문화재로는 진감선감탑비, 쌍계사 승탑, 쌍계사 대웅전 등이 있습니다. 이 절이 위치한 화개는 쌍계사와 함께 벚꽃나무로 유명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쌍계사로 가는 5km 도로변에 벚꽃을 심어 꽃이 만발하여 화개라는 지명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쌍계사는 차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선덕여왕 때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와 지리산 줄기에 심었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적 의미와 차문화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자는 의미로 쌍계사 차문화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봄철에는 벚꽃 구경과 찻집 탐방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갑니다. 쌍계사 템플스테이도 매우 인기가 좋습니다.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으로 나뉘어 있어 짧은 시간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108배, 연등 만들기, 절 예절 등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도 있고, 참선과 예불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요즘은 외국인 참여도 많다고 합니다. 단순히 쌍계사를 위한 방문이 아니라 지리산과 금강을 함께 즐기며 따뜻한 차 한잔으로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관람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주차요금도 없으며 둘러보는데 여유 있게 2시간 정도 생각하면 됩니다.
팔공산 관암사
관암사는 대구시 동구 팔공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팔공산 갓바위를 한자로 바꾸면 관암입니다. 대구 쪽에서 갓바위를 올라가는 1365 계단은 힘은 들지만 "1년 365일 연중 찾는 명소입니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시는 갓바위 '약사여래불',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기도를 올려보세요. 여러분의 간절한 소원이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라는 내용을 읽게 되면 이를 악물고 끝까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을 오르는 모든 이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갓바위의 정확한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이며 갓은 원래 팔각형였으나 오랜 기간 비바람에 의해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합니다. 갓바위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수능 보기 전에는 정상까지의 계단을 줄을 서서 올라가야 할 정도입니다. 경산시와 대구시에서 서로 자기네 지역에 속해있다는 말이 오갔는데 위치는 경산시에 있고 생활권은 대구시에 속하는데 불상의 시선이 부울경을 향해 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관암사 등산로 중간에는 겨울에도 마르지 않는 관암사 대웅전 앞에 개수대가 있으니 지날 때 꼭 마셔보시길 바랍니다. 경산 쪽에서 올라가는 길이 대구 쪽에서 올라가는 길보다 더 수월하다고 하니 등산도 하시고 관암사에 들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기도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팔공산 자락에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게 되는 시원함을 느낄 것입니다.
멋진 자연과 의미가 담긴 절을 찾아 산을 오르며 건강도 챙기고 생각도 가다듬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나쁜 생각은 버리고 내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합천 해인사, 하동 쌍계사, 팔공산 관암사는 대표적으로 가볼 만한 절로 소개해 보았습니다.